CRITIC 이광호 그림 풍경

국제_이광호 (3)

국제갤러리 2014.12.16~1.25 환한 빛이 가득한 1층 두 방에서, 그리고 어둠으로 차 있는 2층에서 곶자왈을 만났다. 지나간 시간들이 말라비틀어진 덩굴식물의 줄기와 나뭇가지들이 덤불 속에서 폐부를 찌르듯 쏟아져 나왔다. 눈앞의 잡목 뒤에 어떤 세계가 펼쳐져 있을지 가늠할 수 없었던 그때의 낯섦은 무한한 원시림을 상상하게 했는데, 세월이 지나 갑작스레 화면 속에서 마주한 곶자왈에서도 그 너머의 산길은 가늠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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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C 자연 대 자연 송창&유근영

화이트블럭_자연대자연 (2)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2014.10.17~2014.12.14 송창과 유근영의 <자연 대 자연>은 철학자들이(혹은 인류가) 자연을 인식하고 사유해 온 두 개의 신화적 사건을 배치한 것으로 읽힌다. 신화의 탄생지에서 신의 실체는 대체로 무수한 대자연의 사건과 인간의 사건들 사이에서 빛을 발한다. 엄청난 스펙터클의 자연적 사건들은(축복보다는 재앙의 경우가 더 많다) 나약한 인간으로부터 신의 절대성을 상승시키고, 반면 전쟁과 사냥에서 벌어진 인간적 사건들은 영웅을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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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shin’s design essay 4]

Condition for Ordinary - colonization

장식이 된 근육 김신  디자인 칼럼리스트 예전에는, 그러니까 199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 남자배우 몸이 지금처럼 근사하지 않았다. 스크린에서 남자배우가 옷을 벗었을 때 시각적으로 즐거움을 얻는 일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옷을 많이 벗지도 않았던 거 같다. 반면에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남자 배우들이 얼굴은 물론 몸매에서도 눈부신 아름다움을 과시했다. 내가 대학생 때, 그러니까 1980년대 말쯤에 본 <탑건>이란 영화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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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shin’s design essay 3

홍인숙

싼값에 사서 버릴 때는 쓰레기 폐기하듯 냉정하게 김신  디자인 칼럼리스트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가구 브랜드 이케아가 드디어 12월에 한국에 상륙한다. 이케아란 원래 차를 몰고 거대한 매장에 가서 물건을 산 뒤 차에 싣고 집에 와서 직접 조립해 구매를 완성하는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매장이 없었다. 한국 소비자는 대개 수입상들이 개설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산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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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원의 인문학미술觀] 정체성

01.Piling Yesterday

한국 근현대미술, 정체성의 갈등 현장 미술이란 인간의 삶을 담는 그릇이다. 필자는 100여 년이라는 한국 근현대미술의 시공간 속에서 예술가들의 문제의식과 고민을 주제별로 살펴보고 그것이 작품에 어떻게 표현되는지 살펴보는 데 이 글의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은 미술사적 접근보다는 인문학적 접근에 가깝다. 연재를 시작하면서 작가 개인의 정체성과 시대적 요구 사이의 갈등 관계 속에서 작가들이 예술가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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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방의 民畵이야기] 백호. 그 고귀한 상징-中

1-1.일본 시즈오카 민예관 소장

  ‘강우방의 民畵이야기’ 첫 회에 이어 호랑이 그림을 통해 풍부한 상징의 숲, 민화를 조명해본다. 원초적인 미감을 다룬 민화는 일반적인 조형원리를 과감히 탈피함으로써 흔히 잘 그리지 못한 그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필자는 민화가 현실이 아닌 이상세계, 즉 영화된 세계를 그린 것이라고 강조한다. 호랑이 그림은 영기문의 집합체로서 ‘생명이 생성되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다. 특히 호랑이는 고대부터 산을 숭배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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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방의 民畵이야기 1 <까치 호랑이>에 보이는 백호. 그 고귀한 상징-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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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장엄한 영화(靈化)가 새해를 영화시킨다 민화는 그동안 촘촘한 포위 막에 둘러싸여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미술작품은 어느 경우든 고차원의 정신세계이므로 그것을 해석하는 사람의 정신적 성숙도와 함수관계(函數關係)를 갖습니다. 필자가 민화를 보고 경이를 느낀 것은 30대 초반 경주에서 조자용 선생을 만나면서부터였으며 지금까지 40여 년 동안 민화 전시장을 빠지지 않고 다니며 자료를 모아왔습니다. 15년 전부터 필자는 고구려 벽화의 ‘영기문(靈氣文)’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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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Beauty – 민간신앙에 녹아있는 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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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의 신선들> 비단에 채색 각 150.3×51.5cm 조선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서왕모가 요지에서 개최하는 잔치에 참석하기 위해 신선들이 바다를 건너는 장면으로 중국의 유명한 고사에 나온 도상이다. 화면 중앙에 노자가 소를 타고 도덕경을 읽고 있는 모습이 특징적이다. 도교는 유교, 불교와 함께 우리 문화의 근간을 이룬다. 지금까지도 세시풍속과 민간신앙, 예술, 대중문화, 건강 수련 등 우리 생활 각 분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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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rait in Jazz 11 – 비극으로 장식한 장엄한 복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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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뉴욕 존스 비치 극장. 그날 마지막 출연자로, 이제 삶을 대략 1년 밖에 남기지 않은 재즈계의 황제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가 무대 위에 오르자 음악팬들 그리고 그를 존경하는 뮤지션들은 무대 앞을 메우기 시작했다. 마일스는 힙합 비트에 록의 강렬한 디스토션 사운드를 깔고 그 위에서 즉흥연주를 시작했다. 그의 최신음악이었다. 그는 이미 자신의 음악을 더 이상 재즈라고 칭하지 않았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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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이정 미술비평] 2009년. 동조성과 성역에 갇힌 비평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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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사람이 있다. 2009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 사고 가운데에는 부조리한 갑을관계나 비평과 언론이 제 기능을 상실해서 초래한 재난이 많았다. 재개발 문제가 낳은 용산 참사, 성상납을 폭로한 여성 연기자 장자연 씨의 자살, (2014년 현재까지 20명 넘는 연쇄 자살을 낳은) 쌍용차 평택공장 정리해고, MBC 뉴스데스크 앵커 신경민의 하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 등이 모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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