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BOOK

신간 (1)

진화를 이끄는 아름다움

요제프 H. 라이히홀프 지음/박종대 옮김《미의 기원: 다윈의 딜레마》 플래닛 2012

인간은 왜 아름다움을 추구할까? 그리고 예술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사회, 경제적으로 불필요해 보이는 장식이나 예술의 존재는 언제나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극해왔다. 미와 예술은 ‘생각하는 인간’이 자신에게 던지는 반성적 질문의 인기 있는 주제였고, 그 답변은 종종 모순되는 두 가지 주장으로 귀결되었다. 아름다움의 추구가 인간만의 고유한 활동이라거나, 아니면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의 본성이라는 것이다. 다윈의 등장 이후 인간과 동물의 거리는 한층 가까워졌지만, 미와 예술에 대한 궁금증은 오히려 배가되었다. 오직 한 가지 색으로 아름다운 집을 짓는 정자새나, 숲에서 거추장스러운 큰 뿔을 이고 다니는 수사슴, 그리고 화려한 공작의 깃털은 모두 당장의 생존과 큰 관계가 없어 보였다.
다윈은 그의 저서 《인간의 유래》에서 ‘자연 선택’으로 설명하기 힘든 이러한 진화에 주목했다. 그는 암컷이 수컷을 선택하는 진화의 일반 구조를 그 원인으로 보고, 이를 ‘성 선택’이라 불렀다. 정자새가 아름다운 정자를 짓는 이유는 암컷을 유혹해 더 많은 짝짓기 기회를 얻기 위해서다. 수사슴의 거대한 뿔이나 공작의 꽁지깃 역시 마찬가지다. 그것들은 오직 암컷의 눈에 들기 위해 모든 불편을 감수한다. ‘성 선택’은 생존과 무관하게, 오로지 아름답고 흥미로운 특징을 갖추어가는 진화의 특별한 방향을 보여준다. 그리고 미와 예술을 무의미한 사치가 아니라, 진화의 핵심 기제로 다루게 한다.
다윈은 아름다움이 진화에 미치는 영향을 경험적으로 관찰하고, 이를 진화의 중요한 동인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그는 암컷이 왜 특정 형질을 선호하도록 진화했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취미의 형성과 기원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요제프 H. 라이히홀프의 《미의 기원》은 다윈이 멈춘 바로 그 지점에서 흥미로운 사유를 시작한다. 저자는 아름다움의 기원에 생물학적으로 접근하지만, 자연과학적 방식으로 미학을 대하는 ‘야만적’ 태도를 거부한다. 이른바 ‘핸디캡 이론’에 대한 비판은 이를 보여준다. 그 이론은 생존에 방해가 되는 거추장스러운 꽁지깃을 ‘핸디캡’으로 간주한다. 그리고 약점을 지니고도 살아남은 수컷의 힘과 능력을 강조하면서, 암컷의 선택을 정당화한다.
하지만 라이히홀프는 두 가지 이유에서 이러한 견해를 거부한다. 우선 그는 꽁지깃에 구체적인 기능을 부여한다. 화려한 깃을 가진 수컷은 암컷보다 표범의 눈길을 더 끌지만, 막상 그 발톱에 걸렸을 경우 깃털을 떼어 버리고 날아올라 생존율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게다가 저자는 공작의 깃이 과도한 신체 에너지를 조절하기 위해 발생한 미적 형상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암컷이 알을 낳고 키우는 데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처럼, 수컷은 남아도는 에너지와 불필요한 독성 물질을 깃털 생산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물질대사가 없다면, 비만 같은 건강 문제는 피하기 힘들 것이다.
이러한 해명은 다윈의 옛 주장을 환기하지만, 그것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저자는 공작의 아름다운 깃털에 대한 ‘야만적’ 해석을 피하기 위해, 그 존재의 우연성을 강조했다. 새의 꽁지깃이나 사슴뿔은 분명 자연이 허용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그 형태가 필연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환경에 적응하려는 생명체의 노력은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되는데, 우연히 그중 한 형태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다윈이 말한 ‘변화’와 ‘변이’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공작의 아름다운 깃털은 환경이 그렇게 강제한 것이 아니라, 거기에 적응하려는 생물의 내적 활동이 만들어낸 우연의 산물이다. 저자는 이를 ‘환경으로부터의 자유’라고 칭했다.
생물은 환경에서 떨어져 나온 폐쇄적 조직체이다. 그래서 고유의 생명을 유지한다는 것은 주변 환경과의 구분을 의미한다. ‘자유’와 ‘변이’의 공간은 환경과 생물 사이의 이러한 간격 덕분에 마련된다. 아름다움은 환경에 적응하려는 생물 내부의 다양한 시도가 만들어낸 특질이다. 그리고 환경과 조금 더 간격을 두고 있는 인간은 다른 생물보다 더 큰 자유와 변화의 가능성을 갖게 될 것이다. 저자는 ‘미의 기원’을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해당하는 ‘자유’라는 범주 속에서 확인한다. 미학과 생물학의 느슨한 연결 속에서, 그리고 진화를 이끄는 아름다움의 강력한 힘에 매료당하면서, 우리는 환경에 강제되지 않는 생명체의 자유롭고 고유한 예술 활동을 이 책에서 관찰하게 된다.
신승철 강릉원주대 교수, 이미지학

신간 (8)공공미술
윤난지 엮음
윤난지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교수가 석박사 제자들과 함께 《모더니즘 이후 미술의 화두》 시리즈의 마지막 주제인 ‘공공미술’에 관한 주요 텍스트 23편을 번역해 엮은 책이다. 공공과 미술의 만남이라는 화두를 네 개의 범주로 살펴본다.
눈빛 484쪽·20,000원

신간 (5)오래된 아름다움
김치호 지음
《고미술의 유혹》을 출간한 지 6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책으로, 경제학자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저자가 들려주는 고미술의 아름다움과 한국미의 원형 그리고 고미술 컬렉션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과 해석이 담겨 있다.
아트북스 360쪽·30,000원

 

신간 (13)니시자와 류에가 말하는 열린 건축
니시자와 류에 지음/강연진 옮김
뉴욕의 뉴뮤지엄을 설계한 니시자와 류에의 건축에 얽힌 이야기와 그의 철학과 개성을 에세이 형태로 담아낸 책. 그에게 ‘열린 건축’이란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작품으로 구현되는지 등을 다양한 사진 자료와 지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다.
한울 256쪽·19,500원

신간 (6)

그림이 된 여인
허나영 지음
비너스라 지칭되는 서양미술 작품 속 여인에 주목해 화가가 그려낸 여인의 이미지 너머에 있는 그들의 실제 이야기를 들려준다. 화가들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망하고, 그림이 그려진 역사적인 맥락도 함께 짚어본다.
은행나무 239쪽·14,000원

 

신간 (10)생각을 여는 그림
이명옥 지음
키워드와 스토리텔링을 융합한 새로운 미술 감상법을 개발해 익숙한 작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길 제안했다. 수동적인 감상자에서 벗어나 작품의 의미를 스스로 발견하는 능동적 주체로 관람자의 역할을 확장시키고자 했다.
아트북스 288쪽·19,000원

신간 (2)美침
김미영 지음
‘미치다’라는 뜻을 내포한 중의적 표현을 통해 저자는 美에 미쳐 美에 도달한 열 명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 조지아 오키프, 이중섭, 백남준, 최북 등의 삶을 1인칭 관점으로 그렸다.
이채 232쪽·15,000원

 

신간 (3)큐레이터
에이드리언 조지 지음/문수민 옮김
전시를 구현해 가는 과정, 개막부터 종료 후 평가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12단계로 나누어 살펴본다. 또한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큐레이터, 디렉터 등이 전하는 조언을 함께 실어 전시 실무 현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했다.
안그라픽스 410쪽·25,000원

신간 (4)하나, 둘, 셋 점프!
필리프 홀스먼 글·사진/민은영 옮김
오드리 헵번, 살바도르 달리, 마르크 샤갈, 리처드 닉슨 등 20세기를 풍미한 이들의 점프 사진 200여 장을 모았다. 무의식적인 점프 동작을 통해 그들의 성격과 본래 모습을 읽어내고 그들이 살아간 인생을 살펴본다.
엘리 132쪽·20,000원

 

신간 (11)뭉크, 쉴레, 클림트
김광우 지음
인간 정신에 내재된 의식과 무의식을 그림으로 표현한 세 작가의 삶과 예술세계를 비교 분석한다. 저자는 이들이 프랑스, 독일의 표현주의 작가들이 다루지 못한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를 다뤘다고 말하며 표현주의의 선구자라 칭한다.
미술문화 352쪽·22,000원

신간 (12)고립된 미디어
김용민 지음
‘고립’이란 단어에서 역설적으로 서로를 잇는 코드라는 ‘희망’의 단서를 제안하며 각종 미디어 매체가 범람하는 현대 사회에서 점차 고립돼가는 인간의 모습과 동시대의 문화예술 현상을 신화적 글쓰기로 풀어갔다.
고성 195쪽·15,000원

 

신간 (9)다시 읽는 서양미술사
이케가미 히데히로 지음/이연식 옮김
《쉽게 읽는 서양미술사》의 속편으로 출간된 책. 본 편이 미술사라는 학문에 접근하는 방법을 알려줬다면, 이번에는 작품의 물리적, 정신적 측면을 살펴보고 그것에 깃든 사회성을 읽어내는 방법을 실질적 사례로 풀어간다.
재승출판 256쪽·15,000원

 

신간 (7)반 고흐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32가지
최연욱 지음
미술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며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연욱이 들려주는 반 고흐의 숨은 모습과 그에 대해 잘못된 정보들을 바로잡는 이야기가 총 10장에 걸쳐 펼쳐진다. 그동안 몰랐던 인간 반 고흐의 삶을 세밀히 들여다보고자 했다.
소울메이트 312쪽·15,000원